Cold blank

ancoko | 전시기간 : 2017-03-21 - 2017-04-11

'Cold blank'

 

2017.3.21. - 4.11

허나래 작가

 

 
 
 
  

statement

화면은 언제나 하나의 내러티브를 가지게 된다. 하나의 프레임으로 된 화면 안에서 사회적이든 미학적이든 모든 화면은 그 자체의 내러티브를 형성한다. 모든 예술 작품의 프레임은 안과 밖을 구분하며 관람자의 시선을 그 안으로 끌어들이기도 뱉어내기도 혹은 밖으로 환원시키기도 한다. 이전의 나의 작업들은 프레임의 안의 상황에 집중하고 있었다. 만들어진 공간 안에서 실내공간과 사물, 인물들의 시선이 공허하게 서로를 응시하며 부자연스러운 가상의 공간을 만들어내고, 친숙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뒤틀린 실내공간, 인물들을 조용히 응시하는 듯 한 실내 소품들, 인물들간의 조용한 감시 혹은 응시의 시선들은 그 공간에서 그들에게 일어나고 있는 무엇인가에 집중하게 만들고 있었다. 따라서 실내라는 개인적이고 한정적인 공간, 친숙한 관계를 가진 인물들, 자연스러운 듯 부자연스럽게 공간과 인물들을 응시하는 소품들(의자, 조명, 나무 등)을 통해 모호하고 미묘한 상황을 연출하고 관객들 또한 그런 장치들을 통해 미묘한 일상을 경험케 하고 싶었다 그러나 화면의 내부를 채워나갈수록 그 모호함을 표현 한다는 것의 한계를 느끼게 되었고 자연히 시선이 화면의 바깥을 향하게 되었다

작업은 빈 캔버스에 먼저 공간을 구성하고 시선과 가구들을 배치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대부분의 공간들은 잡지나 웹에서 모은 것들을 변형하거나 합쳐서 사용하고 소품들은 직접 촬영하거나 잡지에서 가지고 와 사용하며 인물들은 모두 촬영하여 사용한다. 공간, 소품, 인물들은 모두 다른 영역에서 온 것들로 화면 안에서 나의 의도대로 재배치된다. 캔버스에 구축된 실내의 분할되는 선들과 공간은 그 공간을 친숙하면서 동시에 낯설게 연출한다. 이리저리 분할된 공간을 비대칭적인 시선들과 사물들의 응시로 채우면서 그 안에 묘한 긴장감을 넣기도 하고 미묘한 장면을 연출하면서 심리적인 공간을 만들어냈다. 그러던 중 조형적인 관심사가 화면의 안에서 바깥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화면의 중심을 향하던 관심이 화면의 구석으로, 그리고 외부로 돌려졌다. 화면의 중심을 비우고 화면의 바깥, 즉 외화면으로 화면을 연장하거나 화면 안에서 묘사되고 보여지는 사건을 화면 밖으로 이동 시키게 되었다. 화면 안의 내러티브를 읽고 해독하면서 그 안에서 미묘한 감정을 전달하는 방법보다 화면 안에서 내러티브를 제거하면서 그 내러티브들을 화면의 바깥으로 내보내고 외부와 내부에 대한 사유가 동시에 일어나게 하는것이 작품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이유로 화면에는 빈 무채색의 이질적인 공간과 사건의 흔적 (공간의 표면에 흐트러진 자국들과 스키드마크들), 프레임의 바깥을 응시하는 시선만이 남아있게 되었다.

이질적 공간-화면에 나타나는 무채색의 공간들은 건축적을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는 공간이 아니라 작가가 만들어서 공간의 부분들을 촬영하여 이차원적인 공간으로 변환한 것들이다. 무채색의 텅 빈 공간은 건축의 실용적인 부분이나 공학적인 이치에 맞는 공간이 아닌 심리적인 가상공간이다.

흔적들- 무엇인가 사건이 벌어졌던 흔적들은 하나의 방향성을 가지지 않고 사방으로 어지럽게 펼쳐져 있으며 화면 밖으로 연장되어 흘러나가고 있다.

시선 인물들의 시선은 더 이상 화면 안의 누군가를 혹은 상황을 응시 하지 않는다. 대신 화면 밖으로 빠져나간 사건을 응시하고 있다.

나의 작업은 이미 화면 안에 일어났었던 사건, 상황들을 제거해 나가면서 화면 밖으로의 사유를 이야기 하고 그 자체로의 새로운 형식의 내러티브를 만들어나가는 것을 시도한다. 이것은 프레임 안에서의 사유와 더불어 모호한 방식으로 화면 밖에서 이루어지는 바깥의 사유를 더욱 강력하게 시도하는 것이다. . 모호하게 설정된 바깥으로 내러티브들을 내보내는 것이 화면을 더욱 모호하게 만들고 이질적인 것으로 만들 수 있으며 어떤 의미에서는 화면을 더 강력하게 만 들 수 있다.



작가 약력 

학력

2006 국민대학교 미술대학 회화전공 졸업

2011 국민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전공졸업

2015 국민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전공 박사 과정 졸업

 

2009 Coventry University exchange studentship, Coventry, Uk.

2012 Satoyama art festival, Japan.

 

개인전

2015 “바깥의 공간, 가나아트스페이스

2014 “untitled”, 카페고희

5회 개인전

 

그룹전 다수

소장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허나래 (Narae, Heo)

e-mail nr838@naver.com